남자는 안 한 섹스를 후회한다.
여자는 한 섹스를 후회한다.
왜 우리는 정반대 방향으로 후회할까?
🌙 그날 밤, 나는 집에 갔다
새벽 2시였다. 그녀가 물었다. “우리 집 가까운데, 올래?”
나는 망설였다. 사실 가고 싶었다. 그녀의 눈이 좋았다. 웃음이 좋았다.
하지만 뭔가 복잡했다. 그녀에게 여자친구가 있다고 했던가? 아니, 최근에 헤어졌다고 했나? 술을 너무 마셨나? 내가?
“다음에 볼까.” 내가 말했다.
그녀는 웃었다. “그래, 다음에.” 하지만 다음은 없었다.
집에 와서 침대에 누웠다. 그리고 후회했다. 왜 안 갔지? 왜 망설였지? 🤦♂️
그 후회는 생각보다 오래 갔다. 몇 달이 지나도 가끔 그녀가 떠올랐다. 이름도 모르는 그녀. 내가 거절한 밤.
🔄 반대로 후회하는 사람들
그런데 내 여자 친구들은 달랐다.
“어젯밤 실수했어.” 한 친구가 말했다. “그냥 분위기에 휩쓸려서…”
그녀는 자기가 한 것을 후회하고 있었다. 나는 안 한 것을 후회하는데, 그녀는 한 것을 후회하고 있었다.
이상했다. 우리는 왜 정반대 방향으로 후회할까?
한참을 이 생각만 하다가, 새벽에 이불 속에서 검색했다.
거기서 갈페린(Galperin et al., 2013)의 연구를 만났다.
📊 24,000명이 말한 후회의 방향
갈페린과 동료들은 미국에서 24,230명을 대상으로 성적 후회를 조사했다.
질문은 간단했다. “평생 가장 큰 성적 후회는 무엇입니까?”
결과는 명확했다.
성적 후회 유형별 성차
46%
23%
43%
16%
남성 43%가 “하지 않은 섹스”를 후회했다. 여성은 16%.
여성 46%가 “한 섹스”를 후회했다. 남성은 23%.
거의 정반대였다. 😶
연구진은 더 구체적으로 물었다. “가장 후회되는 성적 경험은?”
남성의 후회 순위:
- 너무 수줍어서 누군가에게 다가가지 못한 것
- 젊었을 때 더 모험적으로 행동하지 않은 것
- 원나잇 기회를 놓친 것
여성의 후회 순위:
- 잘못된 파트너와 처녀성을 잃은 것
- 바람을 피운 것
- 너무 빨리 관계를 가진 것
24,000명 중에 내 후회가 1등이라니.
🧬 진화가 심어놓은 후회 회로
왜 이런 차이가 생길까?
갈페린의 팀은 진화심리학적 해석을 제시했다. 핵심은 부모 투자 이론이다.
생물학적으로 여성은 임신과 출산, 양육에 훨씬 더 많은 자원을 투자한다. 9개월의 임신, 수년간의 수유와 양육.
잘못된 파트너를 선택하면 그 비용은 막대하다.
반면 남성의 최소 투자는? 이론적으로 정자 하나다.
이 비대칭이 서로 다른 후회 시스템을 만들었다는 거다.
여성에게는 “신중함”이 적응적이었다. 성급한 섹스 → 잘못된 파트너 → 막대한 비용. 그래서 여성의 뇌는 “한 것”에 대한 후회를 더 강하게 기록한다.
다시는 그런 실수를 하지 않도록.
남성에게는 “기회 포착”이 적응적이었다. 놓친 섹스 → 번식 기회 상실. 그래서 남성의 뇌는 “안 한 것”에 대한 후회를 더 강하게 기록한다.
다음에는 망설이지 않도록.
⚡ 현대에서 작동하는 고대의 회로
여기서 뭔가 이상하다. 지금은 피임이 있잖아. 여성도 원나잇 하고, 남성도 신중할 수 있는 시대다. 근데 왜 이 패턴이 아직도 살아 있을까?
갈페린은 이렇게 설명한다. 진화가 만든 심리 회로는 환경이 바뀌어도 쉽게 사라지지 않는다.
피임약이 발명된 건 겨우 60년 전이다.
우리 뇌는 여전히 수만 년 전의 프로그램으로 작동한다.
그래서 피임을 완벽히 했어도, 여성은 “너무 빨랐나?”를 걱정하고, 남성은 “왜 망설였지?”를 후회한다.
💔 후회의 강도는 다르다
연구에서 흥미로운 점이 또 있었다.
여성이 “한 섹스”를 후회할 때, 그 강도가 더 컸다.
단순히 “아, 그랬었지” 수준이 아니라, 오래 남는 종류의 후회였다. 특히 첫 경험이나 바람의 경우.
반면 남성의 “안 한 섹스” 후회는 종류가 많았다. 여러 번, 여러 상황에서, 다양한 상대에 대해.
하지만 하나하나는 그렇게 깊지 않았다.
연구진은 이를 “후회의 폭 vs 깊이”라고 표현했다.
- 남성: 넓지만 얕은 후회 (많은 기회를 놓친 것)
- 여성: 좁지만 깊은 후회 (특정 결정의 결과)
🌍 문화가 바꾸는 것과 바꾸지 못하는 것
이 패턴은 미국만의 이야기일까?
갈페린의 연구 이후, 성평등 수준이 높은 북유럽 국가에서도 비슷한 패턴이 나왔다. 성에 훨씬 개방적인 문화에서도, 여성은 “한 섹스”를 더 후회하고 남성은 “안 한 섹스”를 더 후회했다.
문화가 차이의 크기를 줄이긴 했다. 하지만 방향 자체를 뒤집지는 못했다.
관계 형태가 얼마나 다양한지 궁금하면 이것도. → 바람 아닌 바람: 폴리아모리와 ENM의 심리학
갈페린은 이를 “보편적 패턴”으로 해석했다. 문화마다 강도는 다르지만, 방향은 같다고.
😶 내가 후회하는 이유
나는 그날 밤을 여전히 가끔 떠올린다.
이제는 안다. 내 후회가 나만의 것이 아니라는 걸. 43%의 남자들이 비슷한 후회를 안고 산다.
“왜 그때 망설였지?” “왜 용기를 못 냈지?” “왜 번호도 안 물어봤지?”
그리고 안다. 그녀가 그날 밤 나와 갔다면, 아침에 후회했을 수도 있다는 걸.
“왜 그랬지?” “너무 빨랐나?” “그 사람 뭐하는 사람이었지?”
우리는 서로 다른 방향으로 후회하도록 설계되어 있다. 😮💨
✨ 후회에도 이유가 있다
후회는 학습 신호다. “다음에는 다르게 해라”라는 뇌의 알림. 좀 짜증나는 알림이지만.
- 남성의 뇌: “기회를 놓치지 마라.”
- 여성의 뇌: “신중하게 선택해라.”
둘 다 수만 년 전에는 꽤 쓸모 있었다. 근데 지금? 콘돔도 있고 피임약도 있는 2026년에? 솔직히 좀 과잉 반응이긴 하다.
뇌가 업데이트를 안 한 거다.
아이폰은 매년 바뀌는데 인간 뇌는 아직 석기시대 펌웨어로 돌아가고 있다.
나는 그 밤 갔어야 했을까? 🙂
FAQ
Q1. 이 연구 결과가 “남자는 바람기가 있다”는 편견을 강화하지 않나요?
A. 진화심리학 연구는 “왜 그런 경향이 있는가”를 설명하지, “그래야 한다”고 주장하지 않습니다. 인간은 본능을 이해하고 조절할 수 있는 존재입니다. 연구를 통해 자신의 패턴을 이해하면, 오히려 더 나은 선택을 할 수 있습니다.
Q2. 원나잇 후회를 줄이는 방법이 있나요?
A. Galperin(2013) 연구진은 ‘충분한 정보를 가지고 내린 결정’이 후회를 줄인다고 제안합니다. 술에 취하지 않은 상태, 상대에 대한 최소한의 정보가 있는 상태에서의 결정이 후회 확률을 낮추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24,000명 중 절반 가까이가 성적 후회를 경험했으므로, 후회 자체는 보편적인 인간 반응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