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도 멀티 오르가슴을 느낄 수 있나요?

얼마 전, 멀티 오르가슴을 느낀다는 여자를 처음 만났다. 그녀의 두 번째 오르가슴은 첫 번째보다 더 격렬했다.

그날 밤 이후, 하나의 질문이 머릿속에 떠올랐다.

‘나도 저걸 느낄 수 있지 않을까?’

‘… 너무나도 느껴보고 싶다!’

왜냐면 지금까지 공부한 바로는, 여성과 남성의 오르가슴은 생각보다 그렇게 다르지 않기 때문이다.

오르가슴은 뇌가 만드는 감각이다

사실 오르가슴은 성기가 아니라, 뇌에서 절정으로 해석한 감각이다. 여성과 남성 모두 심박수 증가, 골반 근육 수축, 쾌감 피질 활성화라는 공통된 신체 반응을 겪는다.

그리고 흔히 ‘멀티 오르가슴이 불가능하다’는 이유로 남성의 불응기가 거론되지만, 최근 연구들은 여성 역시 불응기를 경험할 수 있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즉, 불응기 자체가 멀티 오르가슴의 불가능을 결정하는 요소는 아니라는 것이다.

다만, 남성은 대부분 사정과 오르가슴이 거의 동시에 일어나기 때문에, 절정 = 사정이라고 착각하게 된다.

하지만 이건 생리적 메커니즘이지, 쾌감의 본질은 아니다.

남성도 멀티 오르가슴이 가능하다

2016년 발표된 리뷰 논문에서는, 멀티 오르가슴을 경험한 남성들을 추적한 연구들을 종합했다.

결과는 이렇다:

• 이들은 사정을 동반하지 않고 오르가슴 반응을 여러 번 경험했다.
• 사정을 일부러 지연하거나, 첫 사정 이후 다시 흥분을 유도해 절정을 반복했다.

다만,

• 전체 남성 중 극히 일부 사례에 해당하며,
• 반복 가능한 능력이라기보다는 훈련의 영향이 컸다.

즉, 가능한 건 맞지만 누구나 쉽게 할 수 있는 건 아니다. 게다가 이러한 연구들은 대부분 주관적인 진술에 의존하고 있어, 아직 확인된 데이터는 거의 없다.

결국 차이는 ‘사정’

남성에게 멀티 오르가슴을 가로막는 가장 큰 요소는 사정이다.

남성은 사정과 오르가슴을 거의 동시에 경험하고, 이로 인해 불응기에 진입하며 성적 흥분이 급격히 떨어진다.

한 연구자 Levin은 오르가슴 자체보다 사정 메커니즘의 활성화가 불응기를 유발할 가능성이 더 높다고 보았다. 사정을 피하거나, 전립선 절제술이나 거세와 같이 사정액을 실질적으로 제거하는 의료 시술을 통해 다중 오르가슴을 달성할 수 있다는 보고도 있다.

결국 멀티 오르가슴을 경험한 남성들의 공통점은 사정과 오르가슴을 분리 것에 있었다.

감각은 끝나지 않았는데, 사정이 먼저 마침표를 찍어버린 것일지 모른다.

멀티 오르가슴을 느끼는 방법

구전으로 내려오는 정보라 하더라도, 멀티 오르가슴을 경험했다는 남성들의 방식에는 일정한 공통점이 있었다.

1. 사정을 오르가슴과 분리해 인식한다. 사정은 ‘종료‘가 아니라 ‘선택 가능한 단계‘라고 여긴다.
2. 케겔 운동 훈련으로 골반저 근육의 감각 조절에 익숙하다.
3. 오르가슴 이후에도 감각 민감도를 유지하며 더 많은 음경 추가 자극을 한다.

사정 없는 오르가슴을 상상하며

나의 멀티 오르가슴은, 연구를 보면, 불가능한 일은 아니다.

다만 이 모든 훈련의 출발점이 ‘사정과 오르가슴을 분리하는 것’이라는 점에서, 어쩌면 풀업 50개를 매일 해내는 사람들의 이야기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하지만, 그녀가 보여준 두 번째 오르가슴의 파도는 내 눈앞에 선명하다.

언젠가 나도 그 파도 위에 올라탈 수 있을지…

음, 못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