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분이면 평균이다. 근데 왜 난 조루 같을까? 🥲
의사가 말하는 진짜 조루의 정의
끝나고 나서, 그녀가 물었다.
“벌써?”
나는 대답 대신 천장을 봤다. 😶
이상했다. 20대 초반, 떨리는 첫 경험 때 빼고는 이런 적이 없었는데. 그때는 긴장해서 그랬다 치자. 근데 지금은 뭐지?
마감이 밀려서? 요즘 잠을 못 자서? 아니면… 그냥 늙은 건가?
그날 밤, 나는 처음으로 검색창에 ‘조루 기준’을 쳤다. 🔍
숫자로 된 기준이 있을 거라 생각했다. 그 기준만 넘으면 괜찮은 거고, 못 넘으면 조루인 거고. 단순하게.
근데 찾아보니까, 생각보다 복잡했다.
⏱️ 의학이 정한 ‘조루’의 기준
2014년, 국제성의학회(ISSM)가 조루를 정의했다.
일차성 조루는 처음부터 쭉 그랬던 경우다. 삽입 후 약 1분 이내 사정.
이차성 조루는 원래 괜찮았는데 어느 순간부터 빨라진 경우. 삽입 후 약 3분 이내 사정.
여기에 조건이 두 개 더 붙는다. 👇
- 사정을 늦추려 해도 안 됨
- 본인이나 상대가 이 때문에 힘들어함
시간만 짧다고 조루가 아니다. 조절이 안 되고, 그래서 힘들어야 조루다.
📊 그래서 평균은 몇 분인데?
5개국(네덜란드, 영국, 스페인, 터키, 미국) 남성 500명을 스톱워치로 측정한 연구가 있다. (Waldinger et al., 2005)
삽입부터 사정까지, 대부분의 남성이 5분대. 가장 짧은 사람은 33초, 가장 긴 사람은 44분이었다.
5분. 생각보다 짧았다. 😮
나는 막연히 ’10분은 되겠지’ 싶었는데, 실제로는 그 절반이었다.
나이별로도 차이가 있었다.
| 연령대 | 평균 시간 |
|---|---|
| 18~30세 | 6.5분 |
| 51세 이상 | 4.3분 |
🇰🇷 한국 남성 4명 중 1명은 스스로를 조루라 생각한다
2010년, 대한남성과학회가 성인 남성 2,037명을 조사했다.
27.5%가 스스로를 조루라고 인식했다. 4명 중 1명. 생각보다 많았다.
흥미로운 건 괴리였다. 응답자의 38.6%가 자신의 시간을 ‘5분에서 10분’이라고 답했다.
의학적 기준(1분에서 3분)보다 훨씬 긴데도, 스스로를 조루라 느끼는 비율이 높았다. 🤷♂️
조루로 인한 스트레스도 조사됐다. 본인이 느끼는 스트레스는 7.1점(10점 만점), 파트너가 느낄 거라 추정하는 스트레스도 7.1점이었다.
숫자가 같았다. 자기도 힘들고, 상대도 힘들 거라 생각하는 것. 그게 더 무거웠다. 😔
나이별로 보면:
| 연령대 | "나는 조루다" 비율 |
|---|---|
| 20대 | 23.4% |
| 30대 | 24.6% |
| 40대 | 30.7% |
| 50대 이상 | 36.8% |
나이 들수록 스스로를 조루라 느끼는 비율이 높아졌다.
몸이 변한 걸까. 기대가 높아진 걸까. 35세인 나는 어디쯤일까. 🫠
🧠 조루의 원인: 몸일까, 마음일까?
원인은 크게 세 가지다.
1. 마음 (심인성) 💭
불안, 긴장, 우울, 죄책감.
Masters & Johnson 등 초기 성의학자들이 제시한 오래된 가설이 있다. 청소년기 자위 습관이 조루로 이어진다는 거다.
“들키면 안 돼.” “빨리 끝내야 해.”
그때 각인된 패턴이 성인까지 이어진다는 설명. 다만 이건 검증된 사실이라기보다 하나의 가설이다.
나는 고등학생 때 3분 안에 끝내던 기억이 떠올랐다. 설마 그게 지금까지? 😨
확실한 건 이거다.
조루는 생리적, 심리적, 관계적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다.
2. 몸 (신경생물학적 요인) 🧬
뇌의 세로토닌 시스템이 핵심이다.
세로토닌은 사정을 억제하는 역할을 한다. 이게 부족하거나 빨리 고갈되면 사정도 빨라진다.
세로토닌 재흡수 억제제(SSRI)가 조루 치료에 효과적이라는 연구가 이를 뒷받침한다. (Waldinger, 2007)
마감에 쫓기고, 잠 못 자고, 술 마시고. 세로토닌이 남아날 리가 없었다. 🍺💤
3. 질환 🏥
전립선염, 요도염, 갑상선 기능 항진증, 당뇨.
특히 만성 전립선염 환자의 26~77%가 조루 증상을 보인다는 보고가 있다. (Screponi et al., 2001)
🛠️ 혼자서 해볼 수 있는 것들
1. 정지-시작법 ⏸️
사정 직전에 멈추고, 진정되면 다시 시작. 자위할 때 연습해볼 수 있다.
📉올 것 같다” 싶으면 멈추고, 30초 기다렸다가 다시. 이걸 반복하면서 그 ‘직전’의 감각을 익히는 거다.
퍼플티비 조루 치료 영상을 보면 자세한 방법이 소개돼 있다! 🌶️
2. 케겔 운동 💪
소변 참을 때 쓰는 근육, 골반저근을 단련하는 운동.
항문 주변 근육을 5초간 꽉 조였다가, 5초간 이완. 하루 50회 정도. 6주 정도 꾸준히 하면 사정 조절 능력이 좋아진다는 연구가 있다.
단, 성관계 중에 힘주면 역효과. 📉
평소에만 훈련한다.
3. 호흡에 집중하기 🌬️
흥분이 올라올 때 깊은 호흡에 집중하면 교감신경 활성을 낮출 수 있다.
긴장하면 빨라지고, 이완하면 늦춰진다.
💭 숫자보다 중요한 것
나는 그날 이후로도 몇 번 더 검색했다. 1분, 3분, 5분. 숫자들 사이에서 내 위치를 찾으려 했다.
근데 조사 끝에 깨달았다. 💡
조루는 ‘단거리 달리기 기록’ 같은 게 아니었다. 오히려 운전에 가까웠다. 목적지에 빨리 도착했다고 문제가 되는 게 아니다. 브레이크가 고장 나서, 멈추고 싶을 때 멈출 수 없는 것. 그래서 운전자도 동승자도 불안한 것. 그게 진짜 문제였다. 🚗
그녀가 “벌써?”라고 물었던 것도, 시간이 짧아서가 아니었을지 모른다.
아직 끝나고 싶지 않았다는 뜻이었을지도.
조루의 정의에는 항상 이 문장이 따라붙는다.
“본인이나 상대가 이로 인해 만족하지 못할 것.”
결국 숫자가 아니라, 둘 사이의 감각이 기준이다.
FAQ
Q. 조루의 의학적 기준은?
삽입 후 1분(일차성) 또는 3분(이차성) 이내 사정이 기준입니다. 단, 시간만으로 판단하지 않아요. “조절이 안 됨 + 본인이나 상대가 힘들어함” 두 조건이 함께 있어야 조루로 봅니다.
Q. 성관계 평균 시간은?
대부분 5분대입니다. 5개국 500명 연구에서 18~30세는 6.5분, 51세 이상은 4.3분으로 나타났어요. “10분은 돼야지”라는 생각과 달리, 실제 평균은 그 절반입니다.
Q. 혼자 해볼 수 있는 방법은?
정지-시작법(사정 직전 멈추기 반복), 케겔 운동(하루 50회, 6주), 호흡 조절이 있습니다. 약물이나 시술은 비뇨기과 상담이 필요해요.
- 대한남성과학회 (2010). Prevalence of premature ejaculation in young and middle-aged men in Korea
- Waldinger, M.D. et al. (2005). A multinational population survey of intravaginal ejaculation latency time. Journal of Sexual Medicine
- Serefoglu, E.C. et al. (2014). An evidence-based unified definition of lifelong and acquired premature ejaculation: ISSM. Journal of Sexual Medicine
- Rowland, D.L. & Cooper, S.E. (2011). Practical tips for sexual counseling and psychotherapy in premature ejaculation. Journal of Sexual Medicine
- Waldinger, M.D. (2007). Premature ejaculation: State of the art. Urologic Clinics of North America
- Screponi, E. et al. (2001). Prevalence of chronic prostatitis in men with premature ejaculation. Urology
